인터뷰] "동양인 최초로 파푸아뉴기니 유기농 커피 시장에 진출하다"
'마운틴 커피 시장의 큰손' 게포(GEPO)의 박복식 대표


 파푸아뉴기니 진출 10년 만에 현지 정부로부터 유기농 커피 수출 허가를 취득했습니다. 한국인이 파푸아뉴기니 정부가 인정하는 유기농 커피 수출 허가를 받은 건 어찌 보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식인종이 살았던 ‘남태평양 마지막 오지’로 잘 알려진 파푸아뉴기니, 아직도 문명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이곳에서, 자연산 유기농 커피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게포'(GEPO) 박복식(48 ·사진)대표를 서울 신림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마주했다.

오랜 파푸아뉴기니에서 생활한 탓에 검게 그을린 얼굴을 하고 있는 그는 현지 정부로부터 커피 수출 허가를 받고, 한국내 준비를 위해 일시 귀국한 상태라고 했다.

#기적적으로 받아낸 유기농 커피 수출허가
 파푸아뉴기니에서 유기농 커피 수출 허가증을 받으려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330만5000㎡(100만 평) 이상의 농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생 커피 껍질을 벗기고 건조하는 시설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연간 20 컨테이너의 수출 실적이 있어야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막상 신청을 한다 해도 파푸아뉴기니 커피협회(CIC) 회원 12명 전원의 지지를 받아야 허가증이 나온다.

 박 대표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지분 51%, 현지인들의 지분 49%로 구성된 조인트벤처사인 '게포'를 현지에 설립했다. 유기농 커피 수출 허가증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 “10년 가까이 기다린 끝에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호주에서 온 기업이 사업권을 을 반납한 게라메(GERAME)라는 농장과 극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입니다.”

 박 대표는 파푸아뉴기니 커피 산업 발전을 위해 수익금의 절반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하고,  마침내 지난달 1일 유기농 커피 수출 허가증을 받았다. 이 수출 허가증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커피농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도 그동안 해내지 못한 일이다. 이로 인해 박 대표가 이끄는 게포는 파푸아뉴기니의 3대 유기농 커피 수출 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무한히 열린 유기농 커피 수출 시장

“수출 허가증을 보유하고 있으면 자연산 유기농 커피를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고, 이를 수출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수출 물량만 늘이면 파푸아뉴기니 1위도 가능하게 됩니다.”

현재 파푸아뉴기니에서 수출 1, 2위 업체는 모두 호주인이 경영한다. 이들의 수출 물량은 매달 10~20 컨테이너 정도,  컨테이너당 2000만원의 순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달 2억~4억원, 연간 24억~48억원의 순이익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박 대표는 올해 수출물량을 240 컨테이너로 책정했다. 수출 허가증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말, 이미 미국의 커피 회사인  ‘엘란 오르가닉 커피’ 와  ‘로얄 커피’, ‘스페셜 티 커피’ 등에 매달 28개 컨테이너 분량의 주문을 받아놓은 상태다.

하지만, 박 대표와 이 회사의 미래가 활짝 열린 것만은 아니다. 수출까지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유기농 커피를 구매하려면 원산지 채취 농민을 상대로 1년 전에 유기농 커피 수확과 관련한 교육을 받아야한다. 그리고 이들 명단을 국제공정무역협회(IFTA) 호주 지사에 제출해야 한다. 허위 교육 등이 밝혀지면 유기농 커피 수출면허가 취소되는 만큼 농민 교육은 아주 엄격하다.
 다행히 박 대표는 지난해부터 1만 명을 교육시켜 준비한 덕분에 올해 최대 280 컨테이너까지 수출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했다.

“수출에 필요한 유기농 커피는 수확기인 2~5월 얼마나 좋은 커피를 많이 확보해 두느냐가 관건입니다.”

유기농 커피 수출하는 업체로 국제공정무역협회에 가입되면 수출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국제공정무역협회에 가입하면 미국을 비롯한 독일, 일본,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 산재한 세계 120개 커피 무역상에서 주문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대신 국제공정무역협회에 유기농 커피 취급 업체 가입은 매우 까다로워 독일 본부에서 실시하는 현지 방문 심사를 매년 받아야 한다.

#왜 파푸아 뉴기니 커피인가

파푸아 뉴기니의 유기농 커피는 모두 ‘블루 마운틴’이다. 이 종은 세계적으로 자메이카 산이 가장 유명하다. 파푸아뉴기니 블루 마운틴은 1930년대 당시 정부였던 영국이 커피 재배에 적당한 기후인 이곳에 자메이카의 블루 산 커피를 모종하면서 시작됐다.

파푸아뉴기니에서도 유기농 커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마라와카(marawaka) 지역, 신데니, 시무구, 위네나라, 겜마 등 20여 개 산을 중심으로 채취가 이뤄진다. 육로가 없어 5∼9인승 경비행기로 운송되고 있다.

마라와카 지역은 해발 3000~400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육로가 없어 농약을 사용하는 게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블루 마운틴은 자연산 유기농 커피일 수밖에 없다.

국제공정무역협회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커피를 일반 재배 커피보다 2배 이상 비싸게 구입도록 하고 매년 농가를 상대로 조사를 벌인다. 제 가격을 주지 않고 구입하는 업체가 발각되면 수출 면허를 취소하는 등 엄격히 관리된다. 따라서 유기농 블루마운틴은 수출 가격도 그만큼 높다. 일반 제품보다 ㎏당 최소 미화 1달러 이상 비싸지만 미국, 일본 등지에서 이 제품을 구입하려고 줄을 설 정도다.

“1999년 주한 파푸아뉴기니 대사관의 데이비드 엥고(david engo) 대사의 소개로 이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동안 정말 힘들었어요. 중간에 몇 번이고 그만둘까 생각했지요.”
박 대표는 그동안의 어려움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 향후 3년 이내에 파푸아뉴기니의 최대 커피 수출 회사로 성장시킬 것” 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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