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커피를 선사하기 위한 '장인 정신'
[인터뷰] 커피 로스터 박한혁 실장을 만나다


부산 부경대 용당캠퍼스 산학협력관에서 로스터로 일하는 박한혁 실장을 만났다.

로스팅 기계 옆에서 방진 마스크작업복 차림으로 생두를 옮기며 열심히 굽고 있는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바리스타의 멋지고 우아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추운 겨울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켜 가며 열심히 생두를 볶고 있는 로스터 박실장을 인터뷰 하였다.


▲ 로스터 박실장의 작업실 모습이다.     © 정동원 기자
 
이 일을 하게 된 동기

그는 대학 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 했다.  군대 전역 후 집안형편이 어려워지자 다양한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 중 에스프레소 카페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름 동안 설거지만 하면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내리는 동작 중 ‘템핑’이라는 커피를 다지는 동작이 있는데 ‘톡톡톡’쳐서 다지는 동작이 그것이다." 설거지를 하면서 계속 그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자면서도 나고, 목탁 두드리듯이 너무 그것이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밝혔다.

보름 후 비로소, 선배의 권유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뽑게 되었지만 30초에 30ml가 나와야 하는 커피가 10초 만에 30ml가 훨씬 넘게 잔 가득히 나왔다고 했다.

"대단하다. 남들 못하는 재능을 가졌다. 처음하는 사람 중에 제일 빨리 커피를 뽑는다. 아무리 에스프레소라 하지만 너무 빨리 뽑으신 것 아니냐" 하는 핀잔의 말에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이 일을 하게 되었는데 재미가 있었습니다"라고 옛 추억을 더듬었다.

7년 전에 시작한 일이라 커피를 하고 싶어서 한 것보다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게 된 경우라고 했다.

여러 손님들이 와서 자신이 만든 커피를 마시고 맛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 박실장의 작업실 모습이다.     ©정동원 기자



커피를 만들면서 느낀 점 (철학)

“공감 한다는 것, 내가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손님에게 주었을 때 말하지 않아도 싹싹 비워서 들어오는 것이 너무 기분이 좋아 기쁨 마음으로 설거지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설거지 하는 것 또한 커피를 만드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커피를 볶고 추출하는 모습을 일반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독서를 하면서 커피를 내려주고 손님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편한 직업이라 생각하겠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이 볶을 커피를 직접 고르고, 콩을 나르고 (분진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커피를 볶고, 가끔씩 불똥이 튀어 화상도 입으며, 물 온도 조절하면서 커피를 내리고, 손님이 가신 후에 컵의 물기까지 말끔히 닦아 내는 자신의 모습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 중에 한 가지라도 빠진 채 화려한 모습만 보고 커피 산업에 뛰어든다면 오류를 범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커피 제조의 모든 작업들을 감수하고 감내할 수 있어야지만 커피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커피를 볶고 있는 모습이다.     ©정동원 기자

 

커피를 볶으면서(로스팅) 느낌
 
“나와 불하고의 싸움이다.”

 매일 콩을 볶지만 맛이 달라지는 이유는 커피 또한 작물이기 때문에 조금씩 맛이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커피는 70여 가지 맛이 나는데, 그 중에서 사람은 50여 가지 맛을 느끼고, 50여 가지 맛은 대장금의 장금이라도 다 느끼기 힘들다고 하였다.

“하루에 50잔 이상의 커피를 마셔 가면서 맛을 잡으려하니 신경이 예민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루 하루가 나를 만들어가는 시간이고 매일 연구하는 자세로 커피를 볶고 있습니다.”


▲ 볶은 커피를 보고 있다.     ©정동원 기자

 

좋은커피란?

식었을 때 맛의 변화가 좋게 변하는 커피가 좋은 커피이다. 

“좋은 커피의 맛은 기본적으로 쓴맛, 단맛, 짠맛, 신맛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신맛입니다. 신맛을 마지막에 말하는 이유는 신맛이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뽑을 때 초반 100ml만 뽑아서 마셔보면 신맛만 난다. 신맛이 제일 먼저 나오는데 신맛이 있어야만 쓴맛도 좋게 느껴지고 단맛, 짠맛도 좋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좋지 않은 커피는 쓴맛만 나며 떫더름 하다.

커피의 맛을 이야기 하다보면 쓴맛 외에는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커피의 신맛에 대한 기본적인 인지력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커피는 70여 가지 종류가 있지만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라비카 커피와 로브스타(카네포라) 커피 두 종류입니다. 여기서 신맛은 아라비카 커피에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로브스타에는  신맛이 없으며, 구수한 맛이 나기 때문에 물을 많이 타서 마시면 보리차와 같은 맛이 납니다.”

일반 믹스커피의 경우 구수한 느낌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로브스타 커피를 쓰기 때문이라고 한다.


▲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정동원 기자


커피는 블랙이 전부가 아니다.

“커피를 마실 때 설탕을 넣어 드시길 권합니다.”

역치(閾値) 값이라는 것이 있어서 99% 까지는 혀가 못 느끼다가 나머지 1%가 들어감으로써 그 맛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설탕을 적당히 넣으면 커피의 맛을 선명하게 해주지만 커피가 쓰다 하여 설탕을 과다하게 집어 넣으니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탈리아에 가면 에스프레소에 3g의 설탕을 넣어 먹습니다. 그러나 절대 저어서 먹지 않습니다. 저어 버리면 단맛만 나기 때문에 3g의 설탕을 넣고 살짝 흔들어 마십니다. 다 마시고 나면 잔 아래에는 설탕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정도가 커피의 가장 좋은 맛을 즐길 수 있는 정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커피와 물과 반응하여 가스가 오르는 모습이다.     ©정동원 기자


커피를 맛있게 먹는 방법

1. 신선도를 확인 하세요.

“커피는 언제 볶았는지가 중요합니다. 식약청에서 정해진 커피의 유통기한은 1년이지만 생두를 볶고 난 다음 1달이 지나면 원두안에 있는 가스가 다 빠져 산폐된 커피가 됨으로 커피의 제 맛을 느낄 수 없습니다.”

원두를 갈고 난 다음에는 15분 이내에 먹어야 향이 가득한 맛있는 커피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볶은 커피는 냉장 보관 합니다. 먹을 때 원하는 양 만큼만 갈아서 마시며 볶은 커피가 1달 정도가 지났다면 냉장고에서 꺼내어 방향제로 쓰기를 권합니다.”

볶은 커피는 1달 정도 지나면 커피내의 가스가 다 빠져 나가는데 이를 ‘산폐 되었다’ 하며 이 산폐된 커피는 스폰지처럼 비어버린 공간에 주위의 다른 향들을 흡수하는 성향을 가지기 때문이라 말했다.

2. 기호(취향)에 따라 골라 드세요.

“자신의 기호에 맞는 맛을 선정합니다.”

커피 로스팅 전문 카페라 한다면 배전도가 있는데 그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취향대로 커피를 볶아 갈 수 있다 한다.

“커피란 기호식품인 만큼 자신이 원하는 맛이 제일 좋은 맛인 것입니다.”

3. 추출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어떻게 추출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커피 추출 방법에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 타입입니다.”

에스프레소(이탈리아어)는 ‘영어로 빠르다’라는 의미인 익스프레스와 그 의미가 같은 의미로 압력을 넣어 커피를 쥐어짜서 나온 액기스(에센스)가 에스프레소라 하였다.

한잔을 뽑는대 30초 정도 걸리며 커피의 강렬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핸드드립은 간이 커피 제조기를 사용하여 손으로 커피를 내리며 일본에서 많이 사용하며 압력이 적기 때문에 한잔을 뽑는대 3~4분정도 걸린다 한다.

커피의 부드럽고 차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집에서는 에스프레소 같은 장비를 구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원두커피를 즐긴다 한다면 핸드드립 타입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로스터 박 실장을 인터뷰 하며 우리 국민이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에 대한 상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은은한 커피향 같은 인생이 묻어나는 로스터 박 실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커피를 더욱 맛있고 즐겁게 즐기는 방법을 알았는 생각을 가지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앞으로 로스터 박 실장의 행보가 기대가 된다.

 
▲ 커피 볶은 색갈 샘플을 보여 주고 있다.     © 정동원 기자

▲ 손님들께 보내기 위하여 커피를 포장하고 있다.     © 정동원 기자

 

부산 = 정동원 기자 sjdnf1112@hanmail.ne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119@breaknews.com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