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오만’ 씁쓰름하네
커피값 기습인상 비난 일자 마지못해 뒤늦게 ‘가격 조정’ 공지


ㆍ커피값 기습인상 비난 일자 마지못해 뒤늦게 ‘가격 조정’ 공지


스타벅스 커피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이들 사이에서는 “기업 이윤추구 면에선 자연스러운 행위”라는 의견과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는 행위는 너무하다”라는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에서도 ‘스타벅스 가격 기습 인상’으로 도배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예고 없이 커피 값을 슬그머니 올린 데 대한 항의 표시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비단 가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6년째 스타벅스 커피만을 마신다는 정주희씨(31·회사원)는 “예고도 없이 (커피)가격을 올린 것은 소위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물’로 보는 것”이라면서 “당장 (커피를)끊을 수는 없지만 이제 (스타벅스에)갈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법 제1조 대한민국은 봉”
스타벅스커피코리아(스타벅스)는 올해 1월 1일자로 커피 값을 일제히 300원씩 인상했다. 그렇지 않아도 ‘커피 값이 비싸다’는 사회적 인식이 높은 시점에서 인상안이 나온 것이다. 가격 인상에 대한 사전 공지도, 언론 발표도 없었다. 톨(TALL) 사이즈를 기준으로 카페아메리카노는 3300원에서 3600원, 카페라테는 3800원에서 4100원, 카라멜마키아토는 4800원에서 5100원으로 각각 가격이 인상됐다. 반면에 비인기 품목인 프라푸치노(얼음 갈아 넣은 음료)는 가격이 동결되거나 300원 내렸다.

소비자 반응은 싸늘했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예고도 없이 가격을 올린 회사 태도가 문제”라는 입장이 주를 이뤘다. 그도 그럴 것이 스타벅스는 1일 커피 값을 인상한 뒤 고객들의 반발이 높아지자 이튿날 오후쯤에서야 부랴부랴 ‘일부 음료 가격 조정’이라는 안내문을 회사 홈페이지에 올렸다. 평소 신제품을 출시할 때나 홍보 및 사회공헌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온 것과 비교하면 딴판이다. 안내문 문구도 그렇다. ‘타 업체보다 10% 이상 가격이 싸다’는 주장과 이번 가격 인상을 ‘조정’이라고 강조한 것 외에 사과 내용은 전혀 없었다.

네티즌들의 비난도 확대됐다. ‘인상이 아닌 조정’인데 왜 먼저 알리지 못했냐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다음 아고라 등에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게시물까지 올리고 있다. 지난 5일까지 스타벅스와 관련한 비난 글만 해도 수백건이 됐다. 이 가운데 한 네티즌은 ‘스타벅스법 제1조 대한민국은 봉이다’라는 토론방을 개설해 스타벅스 행태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이 네티즌은 “별다방(스타벅스) 커피 한 잔이 밥값과 같다는 이유로 소비자의 권리가 성립되거나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도 “세계 50개국에 체인점을 두고 있고, 국내에만 300여 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기업으로서 윤리의식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소비자들의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박찬희 홍보부장은 “(커피)금액이 몇만원짜리도 아니고 작은 금액인데…”라면서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 5년 동안 원두 및 임금, 임대료 등 각종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 반영한 조치다. 조정된 가격도 타 업체보다는 10% 이상 저렴하다”고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국내 스타벅스 커피값 세계서 3번째
회사 측 주장이 전부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경쟁회사 ‘커피빈’과 비교하면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등 일부 품목은 400원가량 싸다. 그러나 다른 나라 스타벅스의 커피 가격과 비교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국내 스타벅스 커피 값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카페아메리카노(톨/350㎖)를 기준으로 프랑스는 4060원, 독일 3740원에 이어 우리나라가(3600원) 비싸다. 영국(3470원), 일본(3260원), 중국(3010원), 싱가포르(2940원), 대만(2640원), 미국(2280원), 캐나다(2280원)와 비교해도 훨씬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라푸치노(톨 기준) 역시 종전과 같거나 내렸다고 하지만 프랑스 7180원, 독일 5300원에 이어 우리나라는 4300원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들은 유럽에서도 5유로 정도로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겠지만 소득 수준이 우리나라와 2배 높은 유럽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 특히 회사 측 주장대로 우리나라보다 비싼 임대료와 인건비에도 커피 가격은 오히려 더 저렴한 일본을 예로 들면 변명으로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 김혜리 YMCA 시민중계실 간사는 “스타벅스는 그동안 높은 커피 값이 문제가 돼 왔다”면서 “선 고지나 안내 없이 커피 값을 인상해 놓고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그때서야 공지한 것은 업체의 도덕적 문제도 지적되지만 소비자 기만 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유해성분·가격 논란 잇달아

스타벅스 논란은 이번만이 아니다. 2006년에도 커피 성분과 커피 값에 대한 논쟁이 치열했다. ‘유해 성분’ 공개와 ‘가격에 대한 부당성’ 논란에 대한 회사 측 대응이 문제였다. 당시 회사 측 대응은 비난 받기에 충분했다. 유해성분 공개 요구에 대해 “공개할 수 없다”며 강수로 응했고, 굳이 알고 싶으면 미국 본사에 직접 알아보라는 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가격에 대한 부당성 제기에 있어서는 당시 미국의 카페라테 값이 2440원인데 비해 한국은 3800원이어서 미국보다 한 잔에 무려 1360원이나 더 주고 마신다는 결과가 나왔다. 부모에게 의존해 비싼 커피를 마시고 무분별하게 과소비하는 행태를 지칭하는 ‘된장녀’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스타벅스가 원가 대비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형성,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논쟁에서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젊은 여성이 비난의 주요 대상이 됐다.


<서상준 기자 ss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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