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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클럽 승범씨~~ 화이팅!!
2010-02-02 16:16:01
쌈장 <86chaisy@naver.com> 조회수 841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다보면 실기시험 과제인 카페에스프레소 2잔과 카페카푸치노 2잔을

만드는 일이 뭐 그리 어려울까 싶은데... 시험을 치루면서 긴장하여 인사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거나,

손을 떨면서 써빙하는 응시생들을 보면 새삼 심사하는 일에 대한 책임을 느끼곤 합니다.

 

12월13일 전주 상설시험장 “ 더 커피스토어 ”에서의 일입니다.

승범씨는 첫인상부터 남달랐습니다. 물론 손, 발이 자유롭지 못해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었던 점도 있었지만,

심사위원에게 눈을 맞추며 몹시도 긴장되고 흥분한 모습이 강렬했다고나 할까요...

무난히 필기시험이 끝나고 수험번호가 마지막이었던 승범씨는 일단 집으로 귀가를 하였습니다.

다른 때보다 유난히 길어진 시험은 오후 6시가 넘도록 계속되었고,

지치고 힘들어하던 차에 5시부터 미리 와서 기다리던 승범씨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진행요원2명, 심사위원3명과 시험장 사장님등 6명만이 남았고 승범씨를 끝으로 마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풀어진 분위기였습니다.

 

“ 수험번호 34번 김 승범입니다.... 저는 어떤일이든 장애가 있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커피조리사 자격시험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자격증을 따서 창업을 하여 제가 만든 커피를 다른 분들에게 서비스하고 싶습니다.

제가 오늘 준비한 메뉴는.....“

 

아..... 순간 갑자기 코끝이 시큰거리며 자세를 바로 잡게 되는 건 왜 일까요...?

일어설 수가 없는 승범씨는 처음의 긴장된 모습과는 달리 심사위원석으로 잔을 옮기는 일이외에는

조금도 긴장하지 않고 너무나 침착하고 의연하게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였으며, 우유거품 또한 그 날 시험보았던

다른 어떤 응시생보다도 곱고 부드러웠습니다. 오른손을 들고 ‘마치겠습니다’라는 승범씨의

마지막 멘트에 6명은 감동으로 벅차올랐고, 승범씨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오래도록 보냈습니다.

돌아오면서 저는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승범씨를 배려한다는 짧은 생각에 마지막으로 순서를 배정했던 것이 얼마나 미안했는지....

제일 먼저 시험을 치르고, 다른 모든 응시생들이 그 감동을 같이 느끼고, 같이 박수를 보냈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 승범씨... 당신의 열정을 통해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당신은 진정으로 커피조리사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충분한 직업의식과 실력이 되며,

앞으로 훌륭한 커피조리사가 되리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얼마전 승범씨가 카페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 승범씨~~ 오픈식에 꼭 불러주세요...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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