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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클럽 몸에 좋은 커피의 조건
2009-04-21 11:26:12
바리스타매거진 <11> 조회수 580
커피를 뛰어넘는 전세계적인 기호 식품이 있을까? 지구에 사는 사람은 해마다 약 4천억 잔의 커피를 마신다. 이처럼 하루에도 몇 잔씩 즐기는 커피는 과연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1981년 미국의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커피가 췌장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커피에 대한 공포심은 극에 달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커피 매출이 많이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커피와 관련된 세계적인 연구 결과 66개를 종합 분석했더니 커피와 췌장암 또는 신장암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웨덴 연구팀이 5만9000명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카페인이 든 음료와 유방암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꽤 높이는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 커피를 많이 마시면 유방암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암저널>에 실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로는 커피가 암 발생 위험을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유방암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시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작용을 하는 카페인은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먹지 않도록 권장됐다. 하지만 최근 15만5000명의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최소 10년 동안 카페인이 든 커피를 마신 이들과 카페인이 없는 커피를 먹은 이들의 고혈압 발병률에는 차이가 없었다.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 역시 33년 동안 1000명의 남성들을 추적 조사해, 카페인이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면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걱정을 한다. 하지만 1분에 100번 이상인 빠른맥, 60번 이하인 느린맥이 생기지 않는 이상 정상 범위에 있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다음 경우는 문제가 다르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발표한 원두커피 조사 결과를 보면, 210개의 제품 가운데 7개(3.3%)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인 오크라 독소가 1.3~4.8ppb 검출됐다. 또 2006년의 정부용역 보고서를 보면 당시 국내에서 유통된 커피 제품 66개를 검사한 결과 38개(57.6%)에서 오크라 독소가 검출됐다. 아울러 인스턴트 분말 커피의 경우 14건의 시료 모두에서 이 독소가 나왔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원두커피의 오크라 독소 검출기준을 5ppb로 정해 비교적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정감사가 끝난 뒤에야 기준을 만들었다. 커피가 암을 일으키는 등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 결과보다는 오히려 좋다는 연구들이 많지만 이도 독소나 불순물이 없었을 때 얘기다.

한 가지 더. 중간도매업자나 다국적 커피 회사에 대항해 공정무역으로 판매되는 커피를 마시면 가난한 이들의 건강에도 보탬이 되는 윤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홍승권/서울대병원 생명정보의학교실 교수